그것은 자만이거나 또는 전적으로 합당한 요구였다. 또는 둘 다였다. 어쨌든, 지난 15년간 애플은 소비자 가전에서 세 가지 주요 카테고리를 뒤엎었고, 그러면서 지구상에서 가장 가치있는 회사가 되었다. 아이팟 이전에도 MP3 플레이어는 있었지만, 소비자가 원할 만한 것은 애플이 만들었다. 아이폰은 스마트폰을 업무기기에서 팝 문화로 바꾸어놓았다. 아이패드는 태블릿을 주류에 끌어올리면서 그 이전 수 년간 노키아와 마이크로소프트가 만들었던 동종품들을 날려버렸다. 이제 제4막으로 애플은 시계를 선택하였다. 이는 왕조의 다음 발걸음이자 스티브 잡스의 영도가 없는 최초의 한 걸음이었다. 기대와 분석의 수준은 터무니 없이 높을 것이었다. 이 시계는, 애플식 표현으로, 미칠듯이 훌륭해야만 했다.
부담 갖지 말게나, 케빈.
애플이 시계를 만들기로 정했을 무렵에는 아직 어떤 쓸모가 있을지 모색하는 단계였다(물론, 시각 표시 말고). “기술이 신체 표면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느낌은 있었습니다.” 애플의 휴먼 인터페이스 그룹을 이끄는 앨런 다이의 말이다. “저희는 자연스러운 위치, 역사적인 관련성과 중요성이 있는 위치는 손목이라고 느꼈습니다.”
손목에 올릴 기술의 목적, 그것이 해결할 문제 – 이것은 애플워치팀이 이 기기를 조작하는 새로운 방법을 여럿 발명하는 과정에서 천천히 깨달은 무언가였다. 그러나 한 가지는 처음부터 분명했다: 이 시계는 다들 대수롭잖게 유저 인터페이스라고 부르는 것의 힘으로 성공하거나 실패할 것이다. 시계가 박물관 자리에 오를 수 있을지 또는 뉴튼 이래 애플 최대의 헛발질로 기억될지는 인터페이스가 정할 것이었다.
그것이 앨런 다이의 역할이다. 애플의 휴먼 인터페이스 그룹의 책임자로서, 그는 사용자가 기기에 지시를 내리고 기기가 그에 반응하는 방법을 담당한다. 노트북, 휴대전화, 태블릿의 작지만 유쾌한 경험들, 예를 들어 화면에 앱을 배치하려할 때 앱이 덜덜 떠는 것? 바로 휴먼 인터페이스 팀의 작품이다.
숙련된 그래픽 디자이너인 다이는 블랙베리보다 버버리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꼼꼼하게 왼쪽으로 빗어넘긴 머리와 깅엄셔츠 안쪽에 꽂은 일제펜에서 보듯, 그는 어떤 디테일도 놓치지 않을 사람이다. 다이는 패션하우스 케이트 스페이드의 디자인 디렉터 경력과 오길비 앤 매더에서 밀러와 리바이스 같은 브랜딩으로 강타자였던 경력이 든 이력서를 들고 2006년 애플에 입사했다. 애플의 마케팅 부문에서 일하면서 애플의 상징적인 디자인이 된 제품박스의 디자인을 도운 후, 다이는 휴먼 인터페이스 그룹의 전권을 넘겨받았다.
아이브는 CEO 스티브 잡스가 2011년 10월 세상을 떠난 직후 애플워치를 꿈꾸기 시작했다. 그는 곧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다이와 몇몇에게 이 생각을 알렸다. 당시 이들은 애플의 모바일 운영체제를 전면개편하는 마라톤을 하는 와중이었다. “우리는 문자 그대로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살았습니다.” 다이의 말이다. “애플의 소규모 팀이 iOS 7을 작업했어요.” 아이폰 운영체제의 7번째 작품인 iOS 7은 스마트폰과 태블릿 소프트웨어의 리디자인보다 훨씬 큰 의미가 있었다: 애플에서는 조니 아이브가 모든 디자인의 왕좌에 오른 것을 나타내는 전환점이었다. 다이와 휴먼 인터페이스 담당자들은 모든 반응, 모든 애니메이션, 모든 기능을 재구상해야 했다.
새터데이 나잇 라이브의 프로듀서 론 마이클은 스탭들이 무지막지하게 오래 일하도록 하는 것으로 유명했는데, 그의 주장으로는 사람은 미칠듯이 지쳤을 때 가장 창의적이면서 두려움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애플 디자인 스튜디오도 그런 식이었다: 팀이 앱을 실행하는 애니메이션과 iOS 7의 새 컨트롤센터에 대한 작업을 정리하면서 스마트폰 소프트웨어에 관한 낮의 대화는 다른 기기에 관한 한밤중의 토의로 바뀌어갔다. 시계의 아이디어에 관해 물음들이 뭉치기 시작했다: 이게 사람들의 삶에 무엇을 더할 수 있을까? 내가 차는 기기로 어떤 새로운 것들을 할 수 있을까? 이 즈음, 아이브는 시계학을 심도 있게 탐구하면서, 태양의 위치를 읽는 것이 어떻게 시계로 진화하고 또 손목시계로 진화했는지 공부했다. 시계학은 집착이 되었다. 그 집착은 제품이 되었다.
그 여정에서 애플 팀은 시계의 존재의 이유에 도달했다. 말하자면 이렇다: 휴대전화가 우리 삶을 망치고 있다. 아이브, 린치, 다이, 애플 직원들을 비롯한 우리 모두는 귀찮은 알림으로 채워진 목록이나 쉴새없는 확인 같은 어수선함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는 거의 항상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너무 기술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린치의 말이다. “다들 휴대전화를 갖고 다니며 화면을 너무 많이 보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저녁식사 자리에서 휴대전화에 파묻히다시피 하는 이들을 경멸하다가도 자신의 휴대전화에 알림이 울릴 때면 손을 무심코 주머니로 가져간다. “사람들은 그 정도로 연결을 원합니다.” 린치의 말이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 좀 더 상황에 맞고 좀 더 인간적인 연결 방법을 제공할 수 있겠습니까?”
휴대전화는 우리에게 깊숙이 침투하였다. 하지만 만약 이것을 반대로 구성할 수 있다면? 만약 한 번에 굳이 몇 시간씩 쓰지 않을 –못할– 기기를 만들 수 있다면? 만약 모든 쓰레기를 걸러 정말 중요한 정보만 건네는 기기를 만들 수 있다면? 그렇다면 현대인의 생활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삼십 년 이상 우리의 주의력을 붙잡는 기기를 –갈수록 더 잘– 만들어온 애플이 앞으로의 길은 지금까지의 방식에 거꾸로 맞서는 것이라 결정하였다.
사람들을 휴대전화에서 해방시키는 것이 목표였으니, 최초로 작동하는 애플워치 프로토타입이 벨크로 띠를 붙인 아이폰이라는 사실은 아이러니일지도 모른다. “아주 잘 디자인된 벨크로 띠였습니다.” 린치는 조심스럽게 덧붙였다.
팀은 화면에 애플워치의 실물크기 이미지를 표시하는 시뮬레이터를 만들었다.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보다 훨씬 빨리 수정되었으므로, 손목 위에서 어떻게 동작할지 시험할 방법이 필요했다. 심지어 화면에 디지털 용두도 있어서 – 시계의 전통적인 용두를 모사한 것이었다 – 화면을 그어서 돌릴 수 있었지만, 실제 용두를 돌리는 느낌은 전혀 재현되지 않았다. 애초에 용두는 긋는 동작을 대체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래서 실제 용두를 아이폰 하단의 단자구멍에 꽂을 수 있게 커스텀 동글을 만들었다. 어떤 의미에서 애플워치의 진짜 최초의 프로토타입은 만 개의 킥스타터 프로젝트들처럼 이상한 아이폰 케이스에 묘한 액세서리가 붙어 있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
조잡한 프로토타입을 손에 넣은 –즉, 손목에 얹은– 애플워치팀은 휴대전화에서 가져오고자 했던 핵심 기능들을 조금씩 시험해볼 수 있게 됐다. 문자메시지 보내는 방법을 연구한 것이 대표적이다. 원래의 과정은 아이폰의 문자 기능과 아주 비슷했다: 수신자 넣고, 본문 넣고, 확인. 눌러서 송신. “이건 지극히 알기 쉬웠지만, 지나치게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린치의 말이다. 또, 고통스러웠다. 정말이다: 시계 보듯이 팔을 들어보시길. 그리고 30까지 센다. 좋은 사용자경험과는 정반대다. “사람들이 걸어다니면서 그러는 걸 원치 않았습니다.” 다이가 말했다.
이들은 퀵보드라 부르는 것을 만들어냈는데, 기본적으로는 사용자의 메시지를 읽어서 가능한 답변 몇 개를 제안하는 로봇 같은 것이다. 만약 애인이 저녁에 멕시코음식이나 중국음식을 먹자고 하면, “멕시코음식”과 “중국음식”이 자동으로 펼쳐진다 – 하나를 누르면 회신이 완료된다. “저희는 음, 그래, 반드시 또다른 확인 화면을 보고 또다른 확인 버튼을 눌러야 할 필요는 없지, 하고 생각했습니다.” 린치의 말이다. “사용자는 그 순간에 있는 겁니다. 그냥 보내요.” 좀 더 복잡한 대화를 위해서는 애플워치에 마이크를 달아 시리로 메시지나 명령어를 알아듣도록 했다. 목소리로 하기엔 영 복잡하다면? 그때는 휴대전화를 쓰면 된다.
시험이 진행되어가면서 애플워치가 기능하려면 속도가 핵심이라는 것이 분명해졌다. 하나의 상호작용은 오직 5초까지만 이어져야 했고, 최대라고 해도 10초였다. 단지 신속하게 마칠 수 없다는 이유로 일부 기능은 단순화되었고 일부는 생략되었다. 애플워치의 소프트웨어는 린치와 그의 팀이 두 번이나 재설계하고서야 충분히 신속하게 동작하였다. 초기 버전은 정보를 위에서 아래로 시간순으로 흘리는 타임라인 형태로 표시하였다. 이 방식은 내부 테스트 수준에서 끝났다. 4월 24일 시판될 방식은 사용자가 어떤 내용에 주의를 돌릴 만큼 가치가 있을지 판단하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숏룩이라고 하는 기능을 보자: 사용자가 손목에 파동을 느끼면, 문자메시지를 받았다는 뜻이다. 손목을 젖혀서 “홍길동의 메시지.”라는 말을 본다. 만약 사용자가 바로 손을 내리면, 메시지는 읽지 않음으로 남고 알림은 제거된다. 만약 손목을 그대로 들고 있다면, 본문이 애플워치 화면에 표시된다. 사용자의 반응으로 표현되는, 정보에 대한 사용자의 관심도야말로 애플워치가 우선해야 하는 신호다. 사용자가 기술에서 고개를 뗄 수 있도록 애플워치 팀이 개발한 것이 바로 이러한 상호작용이다.
그리하여 팀은 사용자가 앱을 열지 않고도 정보를 보고 지시를 할 수 있는 알림을 개발했다. 글랜스라고 하는 화면을 만든 것이다: 경기결과나 뉴스 같은 단신을 한 자리에 모은 것이다. “우리는 UI를 다시 생각했습니다.” 린치가 말했다. “메시지, 메일, 달력 같은 앱의 완성도를 정말로 높이기 위해 한 번 이상씩 새로 만들었습니다.”
팀은 사용자가 필요한 모든 것을 제시하면서도 과하지 않은 소프트웨어를 만들어야 했다. 만약 이 목표를 충족하지 못한다면 사용자들이 끊임없는 신호에 질려서 한때 가장 사적인 기기로서 구입했던 애플워치를 끌러서 반품해버릴 수도 있었다. 린치 팀이 소프트웨어를 세 번째 완성했을 즈음에는 아이브와 다이를 포함한 모두가 절묘한 균형을 맞춰냈다고 납득했다.
그러나 소프트웨어가 복잡한 것이라면 하드웨어는 낯선 영역 그 자체였다. 휴먼 인터페이스 팀은 애플워치가 손목에서 진동할 수 있는 기능에 매달려 엔지니어들과 함께 새로운 종류의 상호작용을 만들고 있었다. 소위 탭틱엔진은 손가락으로 손목을 두드린 느낌을 내도록 만들어졌다. 인간의 몸은 두드림과 떨림에 극히 민감하기 때문에, 애플워치는 진동의 속도, 횟수, 힘에 아주 살짝 변화를 주는 것만으로도 풍부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어떤 두드림 조합은 전화가 왔다는 뜻이다. 그와 미묘하게 다른 조합은 5분 후 회의가 있음을 알려준다.
애플은 살짝씩 다른 느낌들을 많은 프로토타입으로 시험했다. “어떤 것은 너무 거슬렸고,” 린치의 말이다. “어떤 것은 너무 점잖았습니다. 어떤 것은 손목에 벌레가 앉은 느낌이었습니다.” 탭틱엔진을 접속시킨 이들은 각각의 디지털 경험을 두드림과 소리로 변환하여 애플워치 전용의 공감각을 시험하기 시작했다. 트윗은 어떤 감촉인가? 중요한 문자메시지는? 이러한 의문에 답하기 위하여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들은 방울종부터 새, 광선검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물에서 소리를 채집하여 물리적인 감각으로 변환해갔다.
매주 소프트웨어팀과 인터페이스팀 사이에, 예컨대, 전화가 걸려올 때의 소리와 감촉 같은 것을 시험하는 미팅이 있었다. 결정권자인 아이브는 좀처럼 만족하지 않았다: 너무 금속 느낌인걸, 하고 말하기도 했다. 충분히 오거닉하지 않군. 소리와 두드림을 아이브가 인정하는 수준으로 만들기까지는 1년이 넘게 걸렸다.
디테일에 극도로 심혈을 기울인 결과물은 두드림만이 아니었다. 아주 작은 화면에서는 작은 모양이 큰 중요성을 담당하고 있었고, 휴먼 인터페이스 팀은 기기와 상호작용하는 참신한 방법들을 만들었다. 물론 디지털 용두도 그 하나이지만, 소위 포스터치라고 해서 사용자가 화면을 조금 더 강하게 누름으로써 숨겨진 메뉴에 접근할 수 있게 한 것도 있다. 샌프란시스코라는 이름의 새로운 글꼴도 디자인했는데, 작은 화면에서 애플의 표준 헬베티카보다 가독성이 좋다. 다이는 글자가 좀 더 사각에 가깝다면서도 시계의 케이스를 따라 “완만한 곡선의 모서리를 갖고 있지요.”라고 말한다. 작은 크기일 때는 폭이 넓어 가독성이 좋고, 크기가 커지면 글자가 좀 더 움츠러든다. “그게 더 아름다워 보이더라구요.”하고 덧붙였다.
사람들이 손목에 차고 싶어할 기계를 만드는 것의 어려움은 프로젝트에 관여한 모두가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어쩌면 대단한 요구가 아닌지도 모른다: 스위스 시계 디자이너들은 항상 하는 일이다. 거기서 단서를 얻어 애플 팀은 좁은 옵션만 제공했던 회사의 오랜 관행을 깼다. 세 가지 다른 수준의 애플워치를 만든 것이다: 스포츠, 워치, 에디션이다. 알루미늄 소재의 $349 스포츠는 금으로 만든 $17,000 에디션과 정확히 똑갈이 작동하지만, 다이는 이들이 아주 다른 제품이라고 믿는다.
그것은 시계 업계에서 그가 배운 것이었다: 개인화와 아름다움이 전부이며, 하나의 회사에서 나온 시계를 다양한 사람들의 손목에 채우는 유일한 방법은 다양한 취향과 예산을 반영한 옵션–크기, 소재, 밴드–을 제공하는 것이다. “몸에 무언가를 걸치는데 거기가 손목이라면, 그리로 관심이 쏠리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다이의 말이다.
옵션은 처음부터 계획의 중심에 있었다: 두 가지 사이즈, 세 가지 계층, 쉽게 교체할 수 있는 시계끈, 수많은 시계면과 소위 컴플리케이션, 날씨와 활동지수 같은 관련정보를 표시하는 디지털 애드온들이 애플워치를 각자의 개성적인 것으로 만든다. (컴플리케이션이란 하이엔드 시계의 상징으로서, 시와 분을 표시하는 것 이상의 다양한 기능을 말한다.) “우리는 세 가지 변종이 아니라 수백만 가지 변종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다이의 말이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써 그게 가능했습니다.”
애플워치로써 애플은 유비쿼터스 기술 시대에서조차도 고급 제품의 제조사라는 지위를 향해가는 논리적인 다음 걸음을 내딛었다. 애플워치는 단순히 알림을 받고 전화를 거는 멋나는 방법 그 이상인 것이다: 바로 패션 선언문이다.
이제 애플은 생필품화된 기기의 홍수에 익사할 지경인 고객들에게 애플워치를 삶에 추가하도록 설득해야 한다. 판돈은 매우 크다: 애플이 $17,000 시계를 파는 회사로 자리잡을 수 있다면, 다른 럭셔리 시장 정복에도 나서게 될 것이다. 자동차라든지.
실리콘밸리의 시장조사업체 크리에이티브 스트래티지의 애널리스트인 벤 바자린은 애플이 해낼 수 있다고 본다. “애플은 전세계에서 가장 수익성이 높고 지출액이 큰 고객 기반을 가진 회사입니다.” 그의 말이다. “즉 시계회사들이 원래부터 고객으로 모시고자 했던 부유층 고객을 갖고 있는 겁니다.” 럭셔리 시계 업계는 매년 2백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데, 이미 애플이 끌어들인 종류의 고객에서 나오는 돈이다. 애플은 이들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심지어 파텍 필립의 최고급 제품을 개발하는 데 든 것보다 더 많은 비용을 이번 애플워치 개발에 들였을 가능성이 높다.
수지타산도 물론 애플에게 중요하지만, 애플워치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는 쿠퍼티노 밖에서도 타당한 중요성이 있다. 만약 애플워치가 성공하면, 우리와 기기의 관계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기술은 우리가 가장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대상들–친구들, 놀라운 순간들, 맞은편의 미소 같은–로부터 주의를 분산시킨다. 하지만 어느 기술이 그런 순간들을 되돌려줄 수도 있다. 그 기술을 만드는 회사가 애플인지가 시총 3/4조 달러짜리 질문이다.
린치는 의자에서 몸을 앞으로 기울이면서 아이들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저 애플워치를 힐끗 봄으로써 지금 온 문자메시지가 당장 중요한 내용이 아님을 알고 바로 가족과의 시간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를, 그것이 그에게는 물론 아이에게도 방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잠시 후 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이와 아이브에게 무언가 중요한 것을 보고하러 가야할 시간이었다. 우리가 대화하는 내내 그는 단 한 번도 휴대전화를 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