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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12   학교의 이율배반 (2)
2006/03/20   샘 월튼의 황금률: 소비자는 항상 옳다 
2006/03/03   공기의 소중함 (3)
2005/12/12   살균세탁 하셨나요 vs M도 없으면서 쯧쯧 (5)
2005/11/10   올블로그에 바란다: 배설물은 걸러주십시오 (5)
2005/01/20   About the common sense (4)
2004/12/26   현행 메타사이트의 일률적 수집이야말로 문제 (14)

학교의 이율배반

교과서에서는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가르친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고, 권위가 목적을 정당화하며, 지위는 권위를 정당화한다고 체득시킨다. 슬픈 일이다.


샘 월튼의 황금률: 소비자는 항상 옳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유명 웹서비스와 관련해 많은 이용자가 제기하는 불만에 관해 "그것은 이용자가 잘못 생각하고 있다"는 식으로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글이 꽤 있다. 눈여겨보면 그 중에는 웹서비스 관계에 일하는 사람이 쓴 것도 적지 않다. 현업에 있는 입장에서 기획에 관한 지식이 있기 때문에 자신있게 "틀렸다"고 얘기하는 듯 하다.

월마트의 성공을 일군 Sam Walton이 말한 황금률을 여기서 되새겨볼 만 하다. "첫번째 규칙, 소비자는 항상 옳다. 두번째 규칙, 소비자가 옳지 않으면 첫번째 규칙을 상기하라."

이용자가 틀렸다, 잘못 알고 있다는 식의 발상부터 해서는 좋은 기획자가 될 수 없다. 이용자의 기대와 사업자의 방식이 어긋나 있을 때, 서비스 정책에 이용자의 올바른 이용이나 이해를 끼워맞추면 된다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과감히 이용자에게 서비스를 맞춰나갈 수도 있다는 태도가 필요하다. 설령 문제가 있는 것이 이용자 쪽이라고 해도, 그 불편은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발생한만큼, 그것의 최초 원인이 된 것을 사업자 쪽에서 제공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원천적으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방식으로, 혹은 더 나은 방식으로 제공할 수는 없을까? 이용자를 탓하는 건 그런 고민을 한 연후에 해도 늦지 않다.

두 출발선의 차이는 크다. 이용자의 불평을 사업자 쪽에서 먼저 해소하려는 쪽이 결국 더 적은 비용으로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고 더 높은 평판을 얻는다. 치열한 경쟁의 환경일수록 이용자 중심의 시각으로 검토하는 자기비판의 자세를 잊지 않는 것이 긴요하다.


공기의 소중함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 공기는 필수불가결한 것이다. 그러나 항상 숨을 쉬며 살면서도 여간해서는 공기의 소중함을 깨닫지 못하고 감사할 줄 모른다.

그러다가 공기가 부족한 때가 되면, 비로소 사람들은... 공기에게 화를 낸다.


살균세탁 하셨나요 vs M도 없으면서 쯧쯧

"살균세탁 하셨나요 하우젠~"


높은 목소리의 징글로 장안에 원성이 자자했던 하우젠 은나노의 광고가 내려간다고 한다. 징글 때문은 아니고 은나노의 효능 논란이 발단인 듯 하다. 광고 중단을 두고 많은 사람들은 "드디어 보기 싫은 광고를 안 보게 되었다."며 반기고 있다. 하지만 2년 전에 있었던 비슷한 사례의 결과는 어떠할지?

2003년 5월부터 집행되었던 현대 M카드의 티저 광고는, 지금의 하우젠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크게 악명을 떨쳤다. 그 중 둘을 소개하자면 이렇다:

비행기가 이륙하는 장면이 나오고, 나레이션이 깔린다.
"놀러가? 비행기 타고 여행가니까 좋아? M도 없으면서... *쯧쯧* "

새 차가 화면에 등장하고, 나레이션이 깔린다.
"어머 차 바꾸셨네요? M도 없으면서... *쯧쯧* "


실감나게 쯧쯧 하고 혀를 차는 소리 하며, 누군가를 깔보는듯한 멘트 하며, 이 광고는 그야말로 시청자의 자존심을 확 긁어버리는데 성공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광고를 본 사람 중 짜증을 내지 않는 이를 찾아보기가 어려울 정도였고, 역정을 내며 노발대발하는 사람도 부지기수였다. 현대M카드의 광고인 것이 알려지면서 불매운동 이야기까지 나왔다.

그러던 것이 현대M카드의 본격적인 런칭과 함께 참신한 미니스커트 광고 시리즈가 나가면서 사람들의 반응은 점차 "재미있는 광고" 쪽으로 바뀌어 갔다. 티져 광고의 집행으로부터 5개월째, 신용카드인지도 조사에서 현대M카드는 무려 40%의 압도적인 초기인지도를 얻었다. 최초의 티져 광고가 인구에 회자되지 않았더라면 이처럼 큰 성공은 거두기 어려웠을 것이다.

여기에 힘입어 현대카드는 다양한 상품을 성공적으로 런칭했다. 최근에는 현대W카드가 "아버지는 말하셨지 인생을 즐겨라~"는 징글을 유행시키며 큰 인기를 얻었다. 많은 이들은 이 징글이 최근의 지름신 문화를 잘 반영하고 있다며 즐거워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내 절대로 현대카드는 쳐다보지도 않겠다!"던 사람들이 적지 않았던 것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 들 정도다.

지금에 와서는 약간의 힌트를 주면 그나마 미니스커트 광고를 떠올리는 사람은 꽤 있지만, 악명 높았던 티져 광고를 떠올리는 사람은 별로 없다. 티져 광고의 카피("M도 없으면서 쯧쯧")까지 구체적으로 기억하는 이는 전무하다. 오히려 당시 더 화제가 되었던 것은 티져 광고였고, 광고의 시차는 두어달 정도에 불과한데도 그렇다.

사람들은 싫은 기억을 훨씬 잘 잊는다. 중요한 교훈을 이 사례에서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노이즈 마케팅이 끊이지 않는 한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장기간에 걸쳐 판매되는 상품일수록 이런 마케팅의 효과는 극대화된다. 싫은 기억은 잊혀지고 상품의 기억만 남기 때문이다. 이제 누구나 기억하게 된 하우젠 또한 그럴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덧붙임: 선택적 기억상실이 비단 광고 분야에만 적용되지 않음은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폭행으로 점철된 학창시절, 어둡고 억압된 군사정권시대, 이들이 시간이 흘러 '그래도 아름다웠던, 그리운 시절'로 남게 되는 것을 보는 일에 우리는 이미 익숙하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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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붕 두 친구

끝모르는 잡스러운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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