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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올 여름이나, 하여간 언젠가 여행 가실 분들을 위하야......
기차여행에 대한 조언 - 멋진 구간
전체적으로 야간열차를 사용해서 대부분의 이동을 끝낼 수 있지만, 주간에 열차를 이용하기를 권하고 싶은 곳이 몇 군데 있다.
이탈리아에서 스위스의 Bern으로 넘어오다 보면 spiez라는 역이 있는데, 야간열차의 경우 아침 일찍 여기를 통과하게 된다. (내 경우는 아침 일찍 밀라노에서 출발하는 열차를 타서 점심 전에 도착했던 듯) 융프라우 등산열차의 기점인 인터라켄으로 들어가는 역이라 아마 사람들도 꽤 많지 싶은데, 융프라우를 올라가게 된다면 아마 십중 팔구 이 역을 통과하게 될 것이다.
사실 슈피츠에서 인터라켄 동역까지는 호수 경치가 조금 괜찮은 정돈데, 정말로 경치가 좋은 건 인터라켄에서 루체른으로 가는 브뤼닉 협궤철도다. 거리상으로는 직선 코스지만, 시간상으로는 3시간 정도 걸리기 때문에 슈피츠를 거쳐서 루체른으로 빙 돌아가는 것보다 시간이 더 걸릴 텐데, 경치가 이쪽이 워낙에 좋다. 정말 관광열차 타는 셈 치고 타 볼만한 열차다. 어차피 루체른도 구경해 볼만한 도시기는 하니까.... 당연히 유레일패스 통하고, 추가요금은 없다. (2000,1월 기준)
숙소에 대한 이야기
배낭족들의 주요 숙소로 유스호스텔, 한국인 민박이 대표적인데, 2명 이상이 여행할 땐 여기에다 저렴한 호텔이 추가된다.
일단 유스호스텔의 경우 저렴하고 숙소 자체가 깨끗하고 편리하다는 장점은 있는데, 위치가 안 좋은 경우도 많고, 사람들로 넘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여름) 사람이 많아서 예약이 다 차면 당연히 땡인 거고. 위치가 안 좋은 유스호스텔은 시내까지 왔다갔다 교통비랑 시간을 따지면 오히려 손해인 경우도 많은 것이다.
한국인 민박의 경우 일단 유스호스텔보다도 더 싸다는 것이 장점이다.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교통도 괜찮고, 한국인 배낭족들끼리 정보 교류도 가능하고.
문제는, 대부분은 시설이 엄청 낙후되어서 불편한데다 - 정말 무슨 노예 수용소 같은 곳도 있다. 한방에 사람들이 드글드글. 방바닥에 누워 담요 한 장만 덮고 새우잠을 자야하는 곳도 있고, 혹 침대가 있더라도 왕불편하고. 등등등 - 음식도 대부분 한심한 수준. 게다가 배낭족들의 정보라는 것도 기껏해야 무용담이나(보통 무임 승차의 요령;) 다른 민박집 정보 정도에 불과한지라. -_-; 정말 제한적인 경우에만 유용하다고 할 수 있다.
비해서 호텔은 저렴한 경우라도 가격대가 좀 높아서 배낭족들의 숙소와는 거리가 있다고 여겨지는 편이다. (호텔 팩도 흔해지고 수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안내 책자도 많아지는 요즘은 그렇지도 않은 것 같지만) 사실 한 사람이 4만 원씩 내고 싱글을 쓰는 건 진짜 비상시에만 통하는 이야기다. (난 몸이 아파서 이렇게 잔 적이 있다) 하지만, 두 명이서 트윈을 쓰면 이야기가 달라지는 것이, 한 사람당 2.5만-3만. 그래서 한 방에 5-6만이면 대개 숙소를 구할 수 있었다. (아테네, 베를린, 베르겐 등등의 경우에...) 숙소에 따라서는 샤워나 욕조가 방에 딸리기도 하고.
무엇보다 이런 곳의 장점은, 몸이 엄청 편하다는 것이다. 2명이서만 쓰는 방에서 퍼져서 팬티바람으로 어슬렁대는 건(남자기준-_-;) 다른 숙소 - 개인 공간이 전혀 없는 - 에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사치다. 개별 샤워면 그간 못했던 샤워도 마음껏 하고. 빨래도 하고. 등등등. 더구나 호텔들은 교통도 그렇게 나쁘지 않은 경우가 많으니 한 번 써 볼만하다고 본다. 3인실이 있으면 더 싸게 지낼 수 있을지도 모르고.
실례를 들어 보자면, 아마 내 어렴풋한 기억으로, 런던에서 한국인 민박집이 15파운드 정도 했는데, 싼 호텔 트윈이 50파운드 정도였다. (이 정도면 다른 도시보다 훨씬 비싼 축에 든다. 민박이나 호텔이나....) 결국 한사람당 10파운드 정도가 더 비싼 셈이었는데, 대신 시내에 있어서 지하철 구간이 1구간이라 왔다갔다 지하철 요금만으로도 3-4파운드 절약되었다. 아침 식사도 빵이랑 콘플레이크로 제공되어서 또 해결이 되고. (민박집은 토스트 한 조각, 계란 하나 셀프로 먹기.... 솔직히 먹을 게 못 됐다) 이거까지 감안하면 실제 가격 차이는 5파운드도 채 안 되는 셈인데, 대신 한방에 7-8명씩 새우잠을 자는 게 아니라 한 사람씩 침대를 하나씩 차지할 수 있고. 시내까지 나가기도 쉽고, 밤에 들어오기도 쉬웠으니. 장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은 셈이다. 아마 거기 싱글룸이 35파운드는 했으니까 싱글에서 자는건 참 괴로운 일인데, 트윈은 그럭저럭 괜찮더라는 이야기.
먹는 것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여행의 큰 즐거움이 먹는 즐거움이라고 생각하는데 - 사실 사는 즐거움 중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라고 보지만 - 보통 한국인 여행자들은 여기 인색한 것 같아서 아쉬웠다. (2000년 기준... 요즘은 좀 나아졌으려나?) 하지만 맛있는 식사는 재충전에 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나중에 추억거리로도 좋으니 좀 신경을 쓸 가치가 있다.
뭐, 그렇다고 해서 모든 식사를 다 잘 먹으라는 이야긴 아니고. 단지 슈퍼마켓에서 빵만 사먹거나(이런 사람, 의외로 많다), 맥도날드 햄버거만 먹는 건 좀 피하라는 이야기다. 사실 점심 식사의 경우 '정식'을 선택할 경우 만원 안쪽으로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으니 적극 권하고 싶다. 호화로운 요리는 아니지만, 우리가 중국집에서 짜장면 먹는 기분으로 식사를 즐기는 셈이다. 당연히 지나친 관광객 지향은 피하고.... (뭐, 그래도 관광지만 돌아다니다 보면 이런 데밖에 안보이지만;) 뭐, 굳이 레스토랑이 아니더라도 현지인들 취향의 카페테리아 같은 것도 나쁘지 않다. (특히 역이나 큰 건물의....)
물론 각국의 유명한 요리도 괜찮다. 스페인의 빠에야나 이태리 피자(진짜 아궁이에서 구운 것 강추!), 독일의 맥주와 소세지, 영국의 피쉬 앤 칩스 등등등. 길거리에서 사먹는 군것질 거리도 도전해볼만 하고.
한국에서 먹을 것을 들고 가는 건 정말 말리고 싶다. 배낭여행하면서 별 해괴한 꼴을 다 봤는데, 뉴면 패밀리 팩을 배낭 맨 위에 행여 깨질세라 모시고 다니며 '끓는 물이랑 냄비를 구해야 할 텐데.....'라던 사람도 봤고. 런던 민박집에서 햇반과 김, 김치, 깻잎으로 자기들끼리 파티를 벌이던 일행도 봤다. (도착한지 며칠 지났다고!) 일단 먹는 것들도 다 짐이 되는데다 막상 현지에 가면 이것저것 다 먹게 된다. 정 한국 음식이 그립다!면 두 가지 대안이 있다.
먼저, 중국집을 가는 것이다. 중국집은 유럽에서도 간혹 볼 수 있는데(특히 영국) Fried Rice, 즉 볶음밥은 우리나라 중국집이나 다를 게 별로 없다. Take Out 식당에서 이걸 사서 고추장이랑 곁들여 먹으면 한식이 부러울 게 없다. 값도 싸고....... 또 다른 방안은, 그냥 한국 식당을 가는 것이다. 물론 비싸지만, 그래도 국+밥 정도는 우리나라 괜찮은 식당 가격 정도에서 해결 가능하다. (만원 이내...) 그냥 현지 교민 돕는 셈 치고 한국 식당에서 사 먹는 게 음식 지고 다니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쇼핑에 대해
쇼핑. 솔직히 과소비의 대상이 될 수도 있지만, 적절한 선에서라면 나쁘지 않다고 본다. 우리나라보다 훨씬 싼 물건들이 많기 때문인데, 예를 들면 면세점에서의 술이라든지. 내 경우엔 홍차를 들 수 있겠고. (국내 가격의 1/3-1/5 이하.... 국내에서는 홍차를 살 엄두도 안 난다;) 지금 차고 다니는 시계도 들고간 시계의 시계끈이 끊어졌는데 수리가 불가능하다고 해서 산 케이스로 당시 7만 원 정도 줬던 것 같은데 우리나라에서는 같은 제품이 10만 원도 넘는 가격에 팔리고 있었다.
뭐, 상식수준의 원칙을 이야기 하자면, 그곳에서만 살 수 있는 기념품이나 부피가 작은 물건을 제외한 쇼핑은 가급적 여행 막판에 하는 게 좋다. 내 경우는 출발 당시 배낭을 2/3만 채우고 1/3은 비우고 갔는데, 기념품들 - 열쇠고리, 나무 접시(이건 우리 집안의 수집 품목^^;) - 이랑 안내 팜플렛, 입장권 같은 것만으로도 여행 마지막 즈음에는 가방이 꽉 찼다. (물론, 압축해 넣은 짐이 부풀어 오르는 효과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_-;) 결국 '쇼핑'한 홍차는 손에 들고 올 수밖에 없었다. 뭐, 공항 면세품점에서 산거긴 하지만.
하여간, 쇼핑은 개인 취향이 강한 물건이니까 뭘 사는가의 문제는 다양하겠지만, 만인에게 추천할만한 제품은 스위스 아미 나이프다. 역시 개인 취향 불문하고 유용한 선물인데다, 가격도 크게 비싸진 않고, '스위스제'라는 상징성이 강하니 말이다. 실용성을 따지면 기능은 필요 최소한인 모델이 좋고. - 두꺼운 건 값만 비싸지 무겁고 쥐기가 힘들다 - 중요한 포인트는 이름을 새기는 것으로, 가게마다 되는 곳도 있고 안 되는 곳도 있으니 몇 군데를 돌아다니며 가격과 이름 새길 수 있는지를 알아보는 게 좋다. 이렇게 이니셜이나 이름을 새겨서 선물하면 효과 만점. (특히 물주(?)인 아버지 선물로. ^^) 또 아미나이프를 넣는 칼집도 괜찮다. (내 경우는 마침 칼집을 떨이로 팔기에 아예 가족 모두 것을 함께 세트로 샀다) 시계의 경우는..... 글쎄. 자기 쓸 거면 좋은 걸로 사는게 좋을지도 모르겠다. 어차피 국내가 더 비쌀 테니. (나만해도 한국 돌아와서는 '이럴 줄 알았으면 더 좋은 모델로 살걸... 싶었다. -_-;)
짐싸기에 관해
참 시시콜콜한 것까지 이야기한다 싶지만.
일단 짐은 적을수록 좋은 거다. 라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고.(하지만 이걸 못 지켜서 고생하는 사람들도 또 많이 봤다)
가방은 3개를 들고다니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았다. 항상 꺼내쓰는 물건을 담는 손가방(어깨에 가로질러 멜 수 있는), 도시 내 관광시 쓰는 작은 가방, 그리고 큰 가방. 내 경우는 작은 가방과 큰 가방을 지퍼로 결합하는 방식이었는데, 큰 가방을 질 때는 합체가 가능해서 편리했다. (아직도 이런 제품이 나오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큰 가방을 등에, 작은 가방을 앞에 메고 다니는 샌드위치맨 스타일은 가히 보기에 좋지 않았다) 바퀴 달린 끌가방은 정말 추천하고 싶지 않다. 끌가방을 끌고 다닐 정도로 바닥이 만질만질한 곳은 공항이랑 기차역뿐이니까.
그리고 부피 면에서도,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출발 할때는 2/3 정도만 채워서 들거가는 게 좋지. 일단 집에서 쌀 때랑 급히 현지에서 쌀 때랑 틀려서 짐을 잘 압축해서 넣기가 힘들고, 그래서 좀 여유를 두는 게 좋다. 게다가 현지에서 이것저것 사거나 모은 물건을 들고오기 위해서도 약간의 빈 공간은 필요하고.
그리고 먹는 건 들고갈 필요가 없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그건 그냥 짐이다. (난 고추장만 두 병을 들고 갔다. 결국 50일동안 한 병만 다 먹고 왔지만...)
내가 다녀온 지 워낙 오래된지라 한물 간 이야기가 많을 수도 있겠지만(이젠 유로를 쓰니 환전요령 같은 건 무용지물이다) 그래도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길 바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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