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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tax *ist Ds의 파격적인 가격으로 사진 동호회들이 술렁거리고 있습니다. 생각 외로 99만원의 파장은 대단해서, 여기저기서 앞다퉈 주문하는 모습도 많이 봅니다.
http://www.hmall.com/static/html/plansale/(...)41027_dica.html
동원은 형통 다음으로 우울한 A/S로 유명한데, 이런 업체일수록 가격은 높게 잡는 법이어서, 실제로 *ist D 때는 동원 정품과 남대문 내수 가격이 무려 30만원 씩 차이가 나기도 했습니다.
그랬는데 어느날 갑자기 개과천선을 한 것일까요. 99만원(실질적으로는 91만원)이란 가격 설정은 전과 같은 큰 이윤을 포기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달성할 수 없는 선입니다. 일본 시장가와 같습니다. 뿐만 아니라, A/S도 대폭 개선했다 합니다.
아무래도 이 시점에서 젭센코리아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젭센코리아는 원래 국내에서 롤라이를 수입판매하던 작은 회사입니다. 금번 *ist Ds 출시를 앞두고 젭센코리아는 Pentax와 한국 디스트리뷰터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제 동원 뿐만 아니라 젭센코리아에서도 정품 Pentax 카메라를 판매하는 것입니다. 나름대로 렌즈도 많이 수입할 예정이라며 의욕을 비추는 젭센코리아. 과연 동원에서는 어떻게 대응하기로 했을지.
보름 전 비공식적으로 전해진 바에 의하면 젭센코리아에서 예정한 *ist Ds 가격은 120만원대였습니다. 비싼 편이라고 볼 수 있는 책정이지만, 동원의 전례를 참고해, 조금 낮게 맞춰가려는 설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동원이 들고 나온 것은 유례없이 합리적인 가격 99만원…. 이것은 보급형 DSLR의 발매에 맞춰 Pentax의 저변을 넓히고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의지에 따른 것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달리 본다면, 막 경쟁에 진입한 회사에 강한 펀치를 먹이고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의도로 볼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걸 나쁘다고 할수는 없습니다. 단지, 가격이 싸서 단기적으로 소비자에게 좋다고 하는 이면에는, 장기적으로 이같은 우려가 있음을 놓치지 말자고 적고 싶습니다.
젭센코리아가 이같은 동원의 가격설정에 대해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것을 견뎌내고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합리적인 가격 설정, 새로 구축되었다는 A/S망. 동원의 변화한 모습이 경쟁사를 밀어내기 위한 단발성 정책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부디 *ist Ds에 그치지 않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
이래서 내가 산 것이 니콘 FG20. 최초로 생산된지 딱 20년이 지난, 니콘 수동SLR로는 가장 가볍고 작은 녀석이다. 여기에 28mm 호환렌즈를 끼우고 그간 사진을 찍었다. 대략 한달간 써 본 감상은 다음과 같다.
'웬만하면 그냥 디카 써라'
1. 역시 앞이 툭 튀어나온 SLR은 아무리 작아도 휴대성이 떨어진다. 중량 자체는 기존 A20에 배터리 4개 넣고, 예비배터리 4개 휴대하는 것이나 별 차이가 안나는데 부피가 문제다. 생긴게 사각형 박스형이 아니라 삼각뿔 비스무리한 형태다 보니 가방에 넣기가 굉장히 애매하다. 일단 대충 쿠션 깔고 가방 앞주머니에 넣어 다니지만, 예전처럼 가방을 막 굴린다는건 상상 불가다.
2. 수동에 크기가 있다보니 순간 포착에 약하다. 버스 타고 가다가 재밋는 장면을 봤을때 순간적으로 찰칵! 할 수 있는 카메라는 아니다. 디카도 가방 안에 넣어 두고, 전원켜는 시간이 3초 이상 된다면 또 크게 차이가 나는 것도 아니지만.(A20의 문제다. -_-;)
3. 난사 불가. 애시당초 난사는 안하리라. 하고 샀지만, 디카 쓰면서 생긴 난사 버릇 때문에 괴로울 때가 있다. 특히 인화비 낼때... ㅜ_ㅠ 하여간 난사를 자제하다보니 좀이 쑤실 때가 있다.
4. 인화비.
36장 1롤을 사서, 현상하고, 다 인화하는데 대충 딱 만원이 든다. (필름 2500, 현상 1500, 인화 장당 150 = 9400) 난 24장짜리를 쓰니 장당 비용은 더 높다. (필름 2100, 현상 1500, 인화 장당 150 = 7200) 한달에 한롤 이상 뽑는다는건 역시 부담이 크다.
물론 나 자신은 충분히 만족하고 있기도 하다.
1. 찍을때 느낌이 좋다. 마치 볼트액션식 소총을 쏘는 느낌. 초점과 조리개를 맞춘 후 필름을 감을때의 철커덕! 하는 소리와 셔터 버튼을 누를때의 찰칵! 하는 맛이 마음에 든다.
2. 배터리 압박이 없다. 예비 배터리 들고 다니며 배터리 얼마 남았는지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물론 이것도 배터리가 없으면 노출계 등이 작동하지 않지만, 수명도 긴데다 단추 배터리기 때문에 조그마한 주머니에 처박아 두면 그만이다.
3. 사진이 손에 남는다. 디카로 인화해도 마찬가지겠지만, 잘했건 못했건 결과물이 남는다는게 마음에 든다. 수십장 중 마음에 드는 사진을 골라내는 것도 좋겠지만, 못찍은 사진을 보는 것도 나름대로 맛이 있다. '내가 왜 이런걸 찍었지?' ^^; 나중에 생각 날때마다 책상에 앉아서 사진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도 좋고.
4. 손에 남으니 친구들에게 나눠줄 수 있다. 솔직히 잘 못 찍은 사진을 친구에게 억지로 넘기는게 아닌가 싶을때도 있지만, '마음에 드는거 있으면 가져가' 할때의 기분이란게 좋다.
지금까지 찍은 사진이 문자 그대로 테스트 샷을 빼면 50장이 조금 안된다. 이 중 앨범에 들어간게 9장. 나눠준게 약간 덜되고. 낭비라면 낭비랄수도 있지만, 그래도 나 자신은 만족하고 있다.
한마디로 '학교에 들고 다니며 찍을 용도'라면 휴대성 좋은 초소형 디카 - 예를 들면 X20같은 - 를 사서 찍는게 더 나은 것 같다. 나중에 인화를 하면 되는 것이거니와, SLR의 휴대성은 한마디로 좌절스러운 수준이니까. 가격 차이가 좀 나긴 하지만, 새 디카를 산다면 기존 디카는 처분해버리면 되니, 나처럼 극도로 사용량이 적은 유저라도 한 1년이면 손익 분기점에 도달할 것 같다.(즉, 디카 특유의 난사 효과를 배제하더라도)
하지만 또 필카를 사겠다! 라면 딱히 말리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 필카를 무슨 도닦거나 예술하는 도구 쯤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는데, 20년 묵은 구형 기종도 실용성에 있어서는 하등 문제가 없다. 나도 처음엔 별 실력도 없이 사진이 제대로 나올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대충대충 그럭저럭은 나와주니 말이다. 오히려 직관적인 조작면에서는 디카보다 낫기도 하고.(조작할게 얼마 없다는게 정확하겠지만) 순식간에 구형으로 가치가 폭락하는 디카에 비하면 이미 가격이 바닥을 친 상태라는 점도 좋다.
아직도 간혹 초소형 디카로 이곳저곳을 찍는 사람들을 볼때마다 약간씩 마음이 흔들리는걸 느끼지만, 필카를 처분하고 초소형 디카를 사고 싶다는 생각이 그리 강하게 들지는 않는다. (더구나 X20이 구하기 힘들게 된 지금은. 그 크기, 그 성능에 그 가격이 붙은 물건이 언제쯤 나올 수 있을지 의문이다)
덤 : 혹 SLR살 사람들을 위한 조언
1. 셔터 잠금 기능(셔터를 감은 상태에서 셔터가 눌리지 않게 해 주는)이 의외로 요긴하다. FG20은 이게 없어서 무의식중에 필름 레버를 돌려버리면 천상 한 장을 더 찍어야만 한다. 또 항상 셔터를 '장전'한 상태에서 휴대하는 쪽이 셔터 찬스에서 유리하지 않을까? (물론 셔터를 오랫동안 감고 다닐때 어떤 부작용이 있을 수 있는지는 전혀 모른다. -_-; 무책임.)
2. A모드는 있는게 좋다. FG20은 노출이 바늘로 표시되는데, 노출 보고 셔터 속도를 조절하는 것 보다는 A모드 상태에서 조리개를 돌려가며 1/125 정도에 맞춰 찍는게 보통이다.(편하다. 한마디로.)
3. 몇번이나 언급한거지만, 어떻게 휴대할지를 꼭 먼저 생각할 것. 항상 가방에 뭐가 잔득 들어가 있는 사람이라면, 따로 카메라 가방을 들고 다닐게 아닌 이상은 휴대가 거의 불가능하다. 나처럼 가방을 새로 사야만 할지도... |
1단계
4월 초.
지금 쓰는건 캐논 A20. 200만 화소에 옛날 옛적 물건.
요즘 땡기는건 미놀타 X20. 역시 200만 화소에 지금은 단종된 상태.
A에서 X로 가는 옆그레이드지만, 컴팩트한 크기에 전원켜고 찍을 수 있을때까지의 시간이 짧다는게 마음에 든다. (직접 실험해 본 결과 A20 3초, ixus i 2초, Xi 1초) 무엇보다 값도 싸고.
2단계
4월 말.
요즈음 또 땡기는게 1안 리플렉스 카메라다. 어릴때 집에서 쓰던 카레라가 니콘에서 나온 SLR이었는데, 이걸로 초점 잡는법 까지는 배워서 가족 나들이 나가서 사진을 찍곤 했었다.
그때 그 수동 초점 맞추던 기억이 남아서 아직도 초점 못잡고 버벅대는 디카를 만질때 마다 '그냥 팍~ 돌려서 맞추는게 더 편하겠군'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이다. (노출 같은건 자신이 없지만. -_-;) 게다가 28mm 광각의 넓은 시계와 선명한 배경을 굉장히 좋아하는지라 (보통 SLR 사는 이유인 '얕은 피사계 심도'같은건 내게는 해당 사항 없음이다.... 이 점은 디카와 내가 잘 맞는 부분.) 28mm 광각 렌즈를 끼우고 사진을 찍어 보고 싶은 생각도 굴뚝이고.
처음에는 디카 기변을 생각했지만, 마음은 자꾸만 필카로 갔다. 2년 약간 넘는 동안 3800장의 사진을 찍었지만, 막상 이 중 기억에 남는 사진은 거의 없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걸렸다. 역시 사진은 모니터로 보기보다는 앨범으로 보는게 더 기억에 남는달까.
그래서 찍으면 뭔가 실체가 남는 필름에 끌렸던 것이다.
한편, 필카의 문제가 높은 유지비인데, 최근 수개월간의 디카 사용 양상을 생각해 보니, 웹 업로드용으로 찍는 간단한 사진들 말고는 한달에 30장을 채 안찍고 있었다. 사실 학교랑 집만 뺑뺑이 도는 생활에 뭐가 그렇게 찍을 거리가 많겠는가? 그래서 필카의 높은 유지비도 나름대로 감당이 가능할거라는 결론이 나왔다.
더구나 28mm. 넓은 화각의 유혹과 400같은 고감도 필름의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도 매력이고. 결국 마음은 거의 결정적으로 SLR카메라로 기울게 되었고, 며칠 후 니콘 FG20을 사버렸다. |
대구 본가의 카메라가 이런 종류다.
SLR카메라가 사진이 잘나오는 편이긴 한데, 카메라에 별 관심이 없는 사람이 쓰기엔 아무래도 부담이 있다. 아무리 AF니 P모드니 내장식 플래쉬니 하며 자동화가 되어도 보통 쓰는 간단한 자동카메라에 비하면 아무래도 복잡하니 말이다.
한데 올림푸스에서 나온 이 카메라는 자동카메라의 명가 답게 '자동식 SLR'이라고 부르기에 무리가 없을 정도다. 줌 버튼도 따로 있을 정도로 자동카메라스러운 디자인에다 풀오토, 경치사진, 인물사진, 고속셔터, 야경 촬영을 큼지막한 버튼을 누르는 것 만으로 선택 가능한 간단한 인터페이스는 아무리 초보라도 그럴듯한 사진을 쉽게 찍을 수 있게 해 준다. 물론 필요하다면 조리게 우선으로도 촬영이 가능하고.
찍어보면 탄탄한 그립감에 빠른 AF(물론 오래된 제품이니 - 아마 내가 중학교 때 샀다 - 최신의 SLR만큼은 못되지만, 웬만한 자동카메라 보다는 빠르다), 28mm의 넓은 화각(물론 줌도 가능하지만) 그리고 SLR 특유의 철커덕! 하는 느낌까지. 사진도 무척 잘나와서 모니터 절반 사이즈로 뽑은 대형 인화물을 보니 선명하면서도 시원하게 찍힌게 웬지 답답한 자동카메라와는 차이가 많이 났다.
세세한 컨트롤 면에서야 렌즈교환식 SLR에 비할바가 안되겠지만, 그냥 보통 사람이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해 주는데는 최상의 기기가 아닐까 싶다. 어딜 놀러가서 가족 사진을 찍을때 아무에게나 카메라를 건네주며 '이 버튼 누르면 됩니다'라고 할 수 있는 카메라 중에는 최고가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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